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연방정부의 포스트 양자암호(PQC) 전환을 가속화하고 미국의 양자 기술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두 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부는 이번 조치를 양자컴퓨팅이 가져올 기회와 위험에 동시에 대비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고도화된 암호 공격으로부터 국가 보호(Securing the Nation Against Advanced Cryptographic Attacks)’와 ‘양자 혁신의 새로운 시대 개척(Ushering in the Next Frontier of Quantum Innovation)’ 등 은 CIO.com 자매지 CSO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긍정적인 조치이며 세계 여러 국가가 추진해 온 방향과도 일치한다”라며 “이제는 실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힉먼은 이번 전환 일정이 연방기관을 넘어 정부 계약업체와 국가 핵심 인프라 운영기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조직이 포스트 양자암호 도입 준비를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을 점점 더 크게 받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연방정부와의 거래를 유지하려는 공급업체가 많은 만큼 이제는 포스트 양자암호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적대국이 현재의 공개키 암호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 기술의 발전에 대비해 이미 암호화된 통신과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백악관은 이를 ‘선 수집 후 해독(Harvest Now, Decrypt Later, HNDL)’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현재 탈취한 정보를 장기간 보관했다가 충분한 성능의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이를 해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암호 해독이 가능한 수준의 양자컴퓨터가 언제 등장할지를 두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해당 기술이 현실화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준비를 시작해서는 늦는다는 입장이다.
백악관은 이번 행정명령이 2025년 6월 발표한 사이버보안 행정명령과 올해 공개한 ‘미국 사이버 전략(Cyber Strategy for America)’을 잇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조치가 연방 시스템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핵심 인프라와 디지털 생태계 전반에서 양자내성 보안기술 도입을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트하우스 예산관리국(OMB) 법률고문을 지낸 해커원(HackerOne)의 최고법률·정책책임자 는 성명을 통해 “미국에는 이 분야를 선도할 기회가 남아 있다”라며 “암호기술과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 생성,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기술 스택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정부와 산업계, 학계 간 긴밀한 협력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행정명령에는 양자 네트워킹과 양자 센싱 기술에 대한 지원 확대와 함께 양자컴퓨팅 시스템의 성능을 평가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역량을 구축하는 내용도 담겼다.
상용화·인재 양성도 핵심 과제
이번 양자 기술 육성 정책은 연구 성과를 실제 산업 현장으로 이전하는 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백악관은 미국이 자국 내 양자 공급망을 강화하고 기술 이전을 지원하는 한편, 정부 지원 연구성과가 상용 제품과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TDK벤처스(TDK Ventures)의 투자 책임자 안쿠르 삭세나는 “양자 기술은 이제 순수 과학의 영역을 넘어 엔지니어링과 산업 경쟁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라며 “미국의 경쟁력은 혁신적인 하드웨어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과 양자 기술의 대규모 상용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 인프라 구축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행정부는 국가양자이니셔티브 자문위원회를 재구성하고, 양자 방첩 보호팀(Quantum Counterintelligence Protection Team)의 활동도 확대해 민감한 연구성과와 지식재산을 보호할 계획이다.
또한 양자 분야 교육과 자격 인증, 견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국가 양자정보과학·기술 인력개발 연구소도 설립할 예정이다.
양자 기술 전략의 두 축
이번 두 건의 행정명령은 양자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발생할 보안 위험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전략을 보여준다.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는 포스트 양자암호 관련 조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기관은 전환 일정과 암호 자산 관리, 시범사업, 향후 조달 규정 등을 통해 포스트 양자암호를 검토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구축 단계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 업계 전반에도 양자컴퓨팅이 더 이상 장기 연구 과제가 아니라 투자와 거버넌스, 위험 관리가 동시에 요구되는 국가 전략 기술이라는 공감대가 미국 정책 당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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